방주 유키오(저) | 김은모(번역) | 블루홀식스(출판) 죽었다고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이 죽어야 한다. 다들 그렇게 생각해서 어쩌면 나 자신도 납득하고 닻을 내린 것인지도 모른다. 231페이지
소설 『 방주 』은 눈 하루오의 센세이션인 작품이다. 숨은 범인 색출에 대한 퍼즐도 흥미롭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죽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 주인공인 화자 슈이치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소설은 흡인력도 대단하다고 동시에 무거운 주제를 독자의 가슴에 던진다. 6명의 등산 동아리 회원들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슈이치는 그 자리에 사촌 쇼타로를 대동하고 참석한다.(물론 개인적 이유로)그 후 그들은 유아의 제안으로 지하 건축물을 찾기로 하는데… 그렇긴 하지만 바로 가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던 그곳이 지진으로 폐쇄하고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상황이다. 닻을 올린 뒤 작은 방에 고립되어 죽음을 기다릴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 과연 희생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뜻밖의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다. 당연히 희생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막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게……과연 누가 살인을 저질렀는가? 그리고, 닻을 올리다 희생자는 과연 누구인가? 방주에 필적하는 지하 건축물은 이제 서서히 물이 가득 차 있다. 과연 물이 차다 1주일여 사이에 닻을 올리다 희생자를 찾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건의 살인자를 찾아낼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과연 그 희생자가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모두를 살릴 수 있는지? 가해자가 희생자가 되고 그 희생자가 구원자이다. 이상한 빈정거림에 틀림 없다. 만약 우리가 그 상황에 처했다면 누구를 지명할까? 굳이 살인자를 찾지 않아도 만약 어느 쪽이 부득이 포로가 돼야 한다면 모두 누구의 손을 바라볼까? 극중에 나오는 대사들 속에서 죽는다고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이 죽는 것…………가족이 없는 사람이 희생 되어야 한다는 것···등 등 너무 비극적이다. 누구도 슬퍼하지 않기만 슬픈 일이며, 가족도 없으면 더 딱하다. 그러나 인간 사회는 반드시 그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한다.얼마 전, 독거 노인의 분신 자살이 있었다. 의지한 사람이 죽은 후에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지원금도 타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야 했던 노인의 자살···혼자였다면 아마 슬퍼하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그 밖에도 고립된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지만 사회는 결국 그들의 희생을 강요한다. 그 희생을 발판으로 성장한다. 이어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며 날마다 그 가치가 떨어진 폐지 등을 주우면서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노인 빈곤율이 1위에 육박하는 나라다. 그 노인들의 죽음을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의 희생인가?소설 『 방주 』을 읽으면서 느낀 다른 하나는 증오심이다. 그렇게 미워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렇긴다니 심한 걸까? 증오는 곧 해이다. 사람을 미워하되 사람에 미치는 영향보다 자신에게 오는 영향력은 훨씬 큰 거니까···증오와 자기 이해는 사실은 한치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방주저자 유키오출판 블루홀식스(블루홀6) 발매 2023.02.20.
방주저자 유키오출판 블루홀식스(블루홀6) 발매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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